[뉴스] "외대에 이런 식물이 살았다고?" 국제캠 식물 전시, 중앙도서관서 12일까지 열려
【국제】 ‘캠퍼스의 식물, 우리의 기록 2025’ 특별전이 오는 12일까지 중앙도서관 1층 로비에서 열린다. 자연사박물관은 캠퍼스 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을 주제로 일상에서 지나친 24점의 식물 표본을 전시했다.
이번 전시는 교내 구성원과 함께하는 식생 연구의 출발점이다. 전시회 준비를 통해 캠퍼스 내 대표 식물의 특징, 서식 지역, 개화 시기 등의 식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식물지도 연구의 초석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전시를 위한 식물 채집 활동은 4명의 자연사박물관 서포터즈의 주도로 1년 동안 이뤄졌다. 식물 채집 장소는 ▲외대 뒤편과 우정원 사이를 잇는 경희공원 ▲예디대와 버스 차고지 사이 본초원 ▲생명과학대 뒤편 공간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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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장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학생들. (사진=유진우 기자)
벚나무, 단풍잎, 담쟁이덩굴 등
캠퍼스 내 식물 24점 전시돼
전시에는 총 44종의 채집된 식물 중 뛰어난 보존 상태와 식생 특징이 잘 드러난 식물 24점이 선별됐다. 식물 표본 외에도 제작 과정, 채집 기록, 캠퍼스 식물상 지도 등을 함께 마련해 식물과 학생들의 거리감을 좁혔다. 또한 채집 과정을 담은 영상과 식물 이야기 카드뉴스 등의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참여형 전시를 기획했다.
각 표본에는 제작 과정과 식생 지도를 기재했다. 채집 과정을 담은 영상과 식물 이야기 카드뉴스 등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관람객이 확인할 수 있는 참여형 전시를 기획했다. 서포터즈가 참여해 관람객들에게 직접 설명을 해주는 ‘도슨트’ 형식으로도 진행됐다. 서포터즈 박시영(스마트팜과학 2024)씨는 “전시를 보며 담소를 나누는 학생과 후기까지 남겨준 관람객도 있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형성한 것 같아 너무 뿌듯하다”며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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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슨트로 참여한 박시영(스마트팜과학 2024) 씨가 관람객에게 식물 표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진우 기자)
살아 있는 듯 생생하게 보존된 표본의 모습에 지나가던 학생들의 발걸음이 멈췄다. 학교의 봄을 대표하는 벚나무 꽃잎, 가을의 색감을 고스란히 담은 단풍잎과 코스모스, 사람 키를 훌쩍 넘는 담쟁이덩굴 등 캠퍼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식물들이 표본으로 재탄생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관람객 허윤서(식품생명공학 2022) 씨는 "로비를 지나가던 중 진열된 식물들을 보고 호기심을 가져 보게 됐는데 뛰어난 보존상태에 놀랐다" 며 "우리 학교의 명물인 벚나무 꽃잎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채집기간만 6개월…폭염·장마에 고생도
“잡초라는 식물은 없다” 고된 여정을 버틸수 있던 힘
“세상의 모든 잡초도 저마다의 이름과 특징이 있는 소중한 식물입니다.” 채집에 참여한 서포터즈 이한나(스마트팜과학 2024) 씨의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전시 준비 과정 속 어려움을 버티게 해주는 동력이 됐다고 한다.
식물 표본 제작은 단순한 채집을 넘어선 과정이었다. 식물을 채집한 뒤 위치와 정보를 기록하고, 박물관으로 옮겨 최소 2주간 건조한 후 대지 부착 및 액자 제작까지 이어진다. 조사 기간 동안 식물에 대한 지식이 비교적 부족한 서포터즈에게 명확한 식생 분류는 어려운 과제였다. 우리 학교의 명물 중 하나인 벚꽃 또한 4가지 이상이 존재하고, 단풍잎 또한 모양에 따라 특성이 완전히 달랐다. 또한 캠퍼스 내에는 미관을 위한 조경수가 주를 이루고 있어 자연스레 피어난 식물을 찾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채집 과정에서는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의 채집기간 동안 날씨와 싸웠다. 겨울에는 추운 날씨로 인해 꽃잎과 줄기가 온전한 상태의 식물을 찾기가 어려워 양질의 식물을 정해진 기간 내에 채집하기 위해 2주에 한 번씩 캠퍼스를 배회했다. 이한나 씨는 “여름에는 긴 바지를 입고 숨 막히는 더위 속에서 채집했다”며 “특히 올해는 폭염이 심해 잎이 타버린 식물이 많아 온전한 표본을 채집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여름철 습기도 문제였다. 자연사박물관 교육실에서 건조 작업을 진행했으나 긴 장마 탓에 곰팡이가 생겨 제작이 어렵던 경우도 적지 않았다. 전시에 참여한 이경민 학예연구사는 “식물을 건조하는 장소로 박물관 교육실을 사용했는데 긴 장마 기간 탓에 많은 식물들을 액자에 담지 못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생대 뒤편에서 베롱나무 꽃잎을 채집하던 중, 이한나 씨는 캠퍼스를 산책하던 한 어르신에게 꾸중을 들은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한나 씨는 “커다란 투명 지퍼백에 꽃을 담고 있었는데 지나가시던 할아버지께서 꽃을 마구 뜯어가면 어떡하냐며 혼내시더라고요”라며 그 때의 일을 회상했다.
영상촬영을 담당한 박예찬(생물학 2020) 씨는 “영상을 보다보니 서포터즈들이 너무 고생이 많았다” 며 “결과적으로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해 뿌듯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교내 식생 연구의 출발점
전시가 남긴 의미
이번 전시는 국제캠 최초 학생 참여형 전시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울캠은 식생 연구가 비교적 활발히 이뤄져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돼 있지만 국제캠은 아직 식생 연구 기반이 전무하다. 자연사박물관은 이러한 공백을 해소하고자 색다른 전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서포터즈로 참여한 이한나 씨는 “벚꽃처럼 흔하다고 생각한 식물도 다양한 종이 있고, 비슷해 보여도 완전히 다른 식물들이 많다”며 “학생들이 캠퍼스를 걷다 식물을 마주친다면 이번 전시를 떠올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경민 학예연구사는 “교내 식물들을 채집과정부터 표본까지 공유하면서 이번 전시가 캠퍼스 내 식물에 대한 기억의 저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연사박물관 안범철 차장은 “이번 전시가 교내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새로운 식물 연구 방향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경기도 내 타 학교 및 제주대학교와의 공동 전시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전시와 같이 구성원과 소통하고 참여를 확장하는 행사를 통해 교내 식생의 공동체적 연구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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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를 주최한 자연사박물관 안범철 차장은 “이번 전시와 같이 구성원과 소통하고 참여를 확장하는 행사를 통해 교내 식생의 공동체적 연구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유진우 기자)
원희재 기자 whj6470@khu.ac.kr
유진우 기자 jinwooryu@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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