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디지털 네이티브’ 학생들 이해 필요··· 실시간 Q&A 플랫폼 활용해 ‘학생 몰입 전략’ 실행 중
교수법 특강 ① - 박상근 교수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잡는 법을 알려주자>
AI 시대의 도래로 대학 수업이 커다란 변곡점을 맞고 있다. 대학 교육과 평가 방식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우리신문은 교수학습개발원이 ‘AI 시대 대학 수업의 대전환: 교수자의 새로운 도구, 그리고 실천’을 주제로 4회에 걸쳐 진행하는 교수법 특강 현장을 찾아, 학내 AI 활용 수업 사례를 소개한다. 24일 진행된 첫 번째 특강에서는 소프트웨어융합학과 박상근(지식서비스공학) 교수가 상호작용 플랫폼 ‘Slido’를 활용한 수업 운영 사례를 공유했다.
교수학습개발원은 올해 3월부터 AI를 포함한 에듀테크(Edu-tech)를 수업에서 활용하는 방법을 교수법 특강으로 제공해 왔다. 김수인(교수학습공학) 학술연구교수는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교수자들이 수업에서 어떻게 AI와 에듀테크를 활용하고 있는지 실제 사례를 나눠보고자 마련한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도구를 활용하면서 어떤 효과를 느꼈는지 혹은 어떤 어려움을 느꼈는지 생생한 경험담을 나눈다면 아직 도전하지 못하고 있는 교수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다”며 “한편으로는 이미 수업에 도입하고 있는 교수께서는 새로운 고민들을 공감하면서 해결책을 모색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전했다.
![]()
▲소프트웨어융합학과 박상근(지식서비스공학) 교수가 상호작용 플랫폼 ‘Slido’를 활용한 수업 운영 사례를 공유했다. (사진=이지수 기자)
‘디지털 네이티브’ 이해 필요
스마트폰으로 수업 참여시키는 방법 고안
에듀테크와 AI를 활용한 학생 몰입 전략을 발표하기 앞서, 박상근 교수는 ‘디지털 네이티브’인 학생들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수자들이 마주하는 학생들은 ▲스마트폰 중독: 습관적인 스마트폰 확인(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 ▲도파민 중독: 자극적인 영상과 정보 추구(유튜브 숏폼 등) ▲질문 포비아: 대면을 두려워함 등의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자기표현과 주장을 편하고 분명하게 한다는 장점은 있지만 교수자 입장으로는 단점들도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특히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이 익숙한 세대인 데다 중·고등학생 때 코로나를 겪으며 대면해서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학생도 많다”고 전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박 교수는 ‘스마트폰으로 수업에 참여시키는 방법’을 고안했다. 라이브 Q&A가 가능한 ‘Slido(상호작용 플랫폼)’를 강의 현장에 도입해 학생 참여를 높이자는 계획이었다. 1년에 5-6개의 교과목을 담당하는 박 교수는 150명 정원의 대형강의인 ‘웹/파이선 프로그래밍’ 과목에 Slido를 시범 도입해 활용 중이다. 해당 과목은 소프트융합대학 전공필수 과목이자 전자공학 전공기초 과목이다. 일반적으로 고학번 학생보다는 1학년 수업에서 참여율이 높고, 규모가 큰 대형강의에 해당 방식이 적합하다는 판단 아래 2022년 우리학교 부임 당시부터 시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자들이 마주하는 ‘디지털 네이티브’ 학생들이 ①스마트폰 중독 ②도파민 중독 ③질문 포비아 등의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이지수 기자)
Slido(상호작용 플랫폼) 도입
수업 전반에서 ‘학습 몰입 전략’ 실행
Slido를 활용한 학습 몰입 전략은 수업 전반에 걸쳐 실행된다. 수업 전, 학생들은 본인이 원하는 닉네임으로 Slido에 접속해 퀴즈 풀이를 기다린다. 박 교수는 “말도 안 되는 희한한 아이디(ex. 동탄 롯데리아 케첩 도둑 상근팍, 교수님수업일찍끝내주세요)를 쓰는 친구들이 많다”며 “대기 화면에서도 도파민을 찾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업이 시작되면, 학생들은 박 교수가 미리 업로드한 퀴즈 10개를 Slido 플랫폼 안에서 풀게 된다. 문제 하나당 1분 정도의 시간을 부여하고, 그 시간 동안 학생들이 챗GPT 등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것을 따로 제한하지 않는다. 박 교수는 “교수자가 학생들을 에듀테크 내에 가둬놓고 수업을 하는 것”이라며 “챗GPT 활용까지 다 수업에 참여하는 과정이다”고 설명했다. 퀴즈가 종료되면, 정답률과 문제 푸는 속도를 종합해 Slido 화면에 자동으로 랭킹이 공개된다. 학생들은 닉네임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교수자가 순위를 공개하는 것에 부담은 없다. 박 교수는 “관리자 화면으로 전체 랭킹을 보면서 '순위가 많이 올랐다', '오늘도 10위 안에 들었네' 하고 언급해 주는데 거기에 반응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
▲ 박 교수가 실제 수업에서 사용한 Slido 대기 화면을 공유하고 있다. ‘가은아 선배한테 인사해야지?’, ‘print("박상근웹파일짱")’ 등의 센스있는 닉네임이 엿보인다. (사진=이지수 기자)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실시간 질문과 답변도 Slido 활용의 장점이다. 박 교수는 “Slido를 통해 학생들끼리 질문하고 답변하는 경우도 많다”며 “좋은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질문이 많이 올라온다”며 “그때그때 답하기도 하고 퀴즈가 다 끝난 다음 이론 수업하다가도 실시간 질문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습과 관련된 질문만 올라오는 것은 아니다. 박 교수는 “교수님 나는 솔로 나갈 생각 있으세요?”가 가장 좋아요를 많이 받은 질문이었다고 소개했다. 또 “오늘 다 맞추려고 했는데 하나 틀렸네” 같은 내용이 올라올 땐 학생에게 “요즘 밈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 거 아니야?” 답도 해주며 “이런 과정에서 학생들이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전체 수업 시간 중 30~40분 정도를 Slido를 활용한 실시간 퀴즈 시간으로 할애한다. Slido에 기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적극도’를 분석한 결과, 질문은 약 600회, 좋아요는 약 950개를 받았다며 ‘굉장히 많은 참여’라고 평가했다.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잡는 법을 알려주자
교수자 입장에서 직접 생성형 AI를 활용했던 경험도 나눴다. 박 교수는 “20번의 수업에서 매 시간 퀴즈를 내려면, 200개 문제를 만들어야 한다”며 “아슬아슬하게 헷갈리면서 정답률이 나뉘는 '좋은 문제'를 계속 고민해야 하는데 초능력이 있지 않는 이상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나눠준 기출문제를 다 푼 학생들이 더 어려운 문제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생성형 AI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챗GPT를 이용해 수업 내용을 토대로 한 퀴즈를 생성하고 해설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퀴즈 해설을 마련할 때는 특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박 교수는 “학생들 스스로 챗GPT를 활용하기도 하지만 답변이 확실한 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는 것을 보게 됐다”며 “챗GPT 설명을 참고해서 해설을 마련하지만 수업 시간에 사용한 용어가 맞는지 등 교차 검증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답안’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교수자는 기출문제 생성의 도구로, 학생은 학습 과정에서 자기 진단의 도구로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다만 박 교수는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잡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교육의 일환으로 ‘생성형 AI가 틀린 설명 하는 사례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지며 ‘검토’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존하지 않고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박 교수는 “내 수업자료와 챗 GPT 설명이 다르지 않아?” 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제공하면, 학생들이 “그렇네요, 교수님” 하며 생성형 AI를 맹목적으로 믿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의 평가 내용도 공유했다. 학생들은 “교수님과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복습하지 못한 날이 있더라도 퀴즈를 통해 배운 내용을 복습했다”, “해설까지 작성해줘서 좋았다” 등의 피드백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법 특강에 참여한 다른 교수들은 “Slido가 유료인가요?”, “e-Campus와 연동되나요?”라며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교수는 “100명 이상이면 유료 가입인 것으로 안다”며 “에듀케이션 플랜으로 1년에 $84(약 12만 원)을 주고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e-Campus와는 연동이 되지 않아 퀴즈 문제와 해설은 수작업으로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교수는 “에듀테크와 생성형 AI를 활용한 학생 몰입 전략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일방적 지식 전달이 아닌 ‘에듀테이너’로서의 교수자 역할을 어떻게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
▲교수법 특강에 참여한 다른 교수들은 “Slido가 유료인가요?”, “e-Campus와 연동되나요?”라며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진=이지수 기자)
※Slido(슬라이도)
: 강의 중 실시간 질문받기, 투표, 퀴즈, 설문 등을 쉽게 만들 수 있는 상호작용 플랫폼
※챗 GPT가 알려준 <Slido 활용 안내: 교수자를 위한 1~6단계 가이드>
1. Slido를 사용해 달성하려는 수업 목적과 활동 유형을 먼저 결정한다.
2. 수업 전에 Slido 이벤트를 생성하고 필요한 기능을 미리 설정한다.
3. 수업 시작 시 학생들에게 참여 코드나 QR코드를 안내해 접속을 유도한다.
4. 수업 중 실시간 Q&A, 투표, 퀴즈 등을 진행하며 상호작용을 활성화한다.
5. 실시간으로 나타난 응답 결과를 분석해 즉각적 피드백과 설명을 제공한다.
6. 수업 후 Slido 데이터를 저장·정리해 향후 수업 개선과 성찰에 활용한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1
- 2
- 3
- 4
-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