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학들이 비등록금 수입원 확보에 나서는 가운데, 연세대가 주목받고 있다. 한때 품절 사태를 빚을 만큼 인기를 끌었던 연세우유 생크림 빵은 지금도 편의점 베스트셀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에는 우유 매출만으로 3,5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우리 대학은 건강식품 브랜드 ‘경희보감’을 운영하고 있지만, 낮은 인지도로 구성원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학교기업이라는 구조적 한계로 사업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경희보감을 운영하는 ‘학교기업 한방재료가공’과 연세유업은 구조 자체가 다르다. 한방재료가공은 총무팀이나 교무팀처럼 대학 내 부서로 편제된 학교기업이다. 반면 연세유업은 학교법인 산하 수익사업체다.
학교기업은 교비회계로 운영돼 민간 기업에 비해 지출 절차가 복잡하다. 사업자 명의도 학교 것을 사용하다 보니 실무상 제약도 크다. 별도의 대표이사를 두고 있지만, 법적 대표자는 총장이므로 계약 체결과 의사 결정 과정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한다.
복잡한 절차와 느린 속도도 문제다.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물품은 총무팀을 거쳐서 구매해야 하고, 때에 따라 부총장 결재까지 받아야 한다. 외부 업체와 계약을 맺을 때 필요한 법인 인감증명서도 학교기업은 수개월에 걸친 내부 절차를 거쳐야만 간신히 준비할 수 있다. 이 같은 구조는 속도와 효율이 중요한 기업 경영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 방송국은 학교기업 특수성으로 인해 경희보감이 활성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대학의소리방송국/2025.6.10.)
연세유업은 학교법인 수익사업회계로 운영되며 사업자등록도 자체 명의를 사용한다. 대표자에게 실질적인 법적 권한이 있어 운영상의 제약이 적고, 교비회계보다 의사결정 과정도 유연하다. 또, 수익사업체는 학교법인 직속으로 운영돼 속도와 실행력 면에서도 강점을 지닌다.
기업가 정신도 한몫했다. 과거 연세유업은 조직 문화가 보수적이고 외부 투자를 유도할 요인도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7년, 기업가 출신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이 학교법인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는 취임 이후 유가공 사업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고 대규모 투자를 이끌면서 성장에 박차를 가했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허 이사장이 이끈 ‘주식회사DNA 이식’을 빼고는 연세유업의 고속 성장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우리 학교는 한방과 건강식품 분야에서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가지고 있다. 경희보감은 21년간 뛰어난 품질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해왔지만, 여전히 인지도가 낮다. 학교기업이라는 구조적 한계가 인해 기획과 실행 사이의 간극을 만들고, 핵심 단계마다 복잡한 절차가 발목을 잡고 있다.
경희보감은 충분한 사업성을 갖추고 있다. 제도적 보완을 통해 보다 유연한 구조를 마련할 수 있다면, 비등록금 수입 확대는 물론 학교 위상 제고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경희보감은 우리 학교 구성원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경희보감 공식 홈페이지(https://khumall.com)나 우정원에 위치한 직영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심명준 기자 | shim030129@khu.ac.kr
VOU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31-201-3234
▷ 이메일 khuvou@khu.ac.kr
- 1
- 2
- 3